-
- 번아웃증후군 “당신의 행복이 먼저입니다”
- 집안의 가장, 직장의 리더, 사회의 어른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 중장년 세대. 그 무언가를 위해 자신을 장작 삼아 불태우고 희생하며 소진하는 삶을 살았다. 문득 ‘나의 행복’을 저만치 두고 왔음을 깨닫지만, 체력도 의욕도 사라진 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렇게 꺼져버린 불씨, 과연 다시 타오를 수 있을까? 도움말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소진증후군, 연소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번아웃증후군’(이하 ‘번아웃’). 소위 ‘하얗게 불태웠다’라는 말처럼, 무언가에 과도하게 몰두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어느 순간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최근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서 많이 언급됐지만, 중장년 역시 못지않게 겪는 증상이다. 젊은이의 경우 꿈과 야망을 향한 의욕이 강하고,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번아웃을 겪더라도 쉽게 회복되지만, 시니어는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증상이 계속되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동반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극단적 시도까지 하게 된다. ‘관계 번아웃’도 함께 다스려야 # 50대 커리어우먼 A 씨. 회사, 집 어디서든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그녀. 주변 사람까지 살뜰히 챙기며 여러 모임의 리더까지 맡고 있다. 어느덧 갱년기가 찾아왔지만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친구 중에서도 진정 자신을 위로해줄 한 사람이 없음을 문득 깨닫는다. 맞벌이 여성도 번아웃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중년의 경우 갱년기와 맞물린다면 더욱 심각한 증상을 호소한다. 몸도 마음도 쉴 곳이 필요한데 회사는 회사대로, 집은 집대로 일만 가득하고 자신만의 쉼터가 없다 보니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계속 누적되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쉴 공간을 찾기 힘들다면, ‘수다’가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고충을 들어줄 이가 없다면? 일로 인한 번아웃과 더불어 관계 번아웃까지 함께 겪을 수 있다. 사회활동을 왕성히 하는 중장년인데도 의외로 관계 번아웃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산발적인 만남보다는 나름 ‘인맥구조도’ 등을 만들어 관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가령 ‘보험하면 이 친구지!’라는 식으로, 특정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을 비상연락망으로 꾸려두는 것이다. 힘들고 외로울 때 만날 수 있는 단 한 명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 번아웃에 걸린 사람은 “왜 나만 희생해야 해?”, “왜 나만 미친 듯이 일하지?” 하며 ‘나만’이라는 생각에 빠진다. 그럴 때 주변 사람의 어려움과 고충을 들어주며 “너도 그렇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이 어우러지면 심리적으로 한결 안정된다. “내가 아니어도 괜찮아”라고 여기기 # 50대 사업가 B 씨. 연 매출 100억 원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과거의 사업 실패를 만회하고자 불철주야 일에 매진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언덕을 넘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했다. 오르막은 잘 가는데, 내리막 앞에 서면 벼랑 끝에 선 듯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중장년은 조직의 상사이거나 사업체의 수장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고 상당한 시간을 일에 바쳐야 하기 때문에 불안과 스트레스가 많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자신이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라면 번아웃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B 씨의 경우는 가업 승계를 원하는 아들이 있음에도 쉽게 일을 맡기지 못했다. 그러다 번아웃이 찾아왔고, 그 후유증으로 내리막을 걷지 못하는 강박 증세까지 생긴 것이다. 결국 그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일을 나누었고, 차차 증세가 호전됐다. ‘내가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능력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자신이 해낼 수 있는 능력치가 10이라면, 7~8 정도만 계획하고 2~3의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 자주 야근을 하거나, 집에까지 일을 가져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직에서 자신의 업무가 과중하다면 업무 분배 시스템을 제안하고, 사업을 꾸리고 있다면 50대쯤부터는 예비 경영인을 두고 일을 조금씩 줄이는 게 좋다. 늘어난 노후로 일을 놓을 수 없는 요즘 중장년. 박차를 가하기보다 잠시 쉬어감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슬기로운 방법임을 잊지 말자. 주부도 예외는 아니다 # 60대 주부 C 씨. 아들이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삶을 살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자녀와 남편의 뒤치다꺼리, 집안일은 쉴 틈 없이 계속됐다. 어느 날 여자친구가 생긴 아들이 자신을 귀찮아하고 등한시하는 모습에 외로움을 느끼는 그녀다. 번아웃은 직장인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가사와 육아에 매진하던 주부들도 번아웃을 느끼며, 그 해결점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엄마가 손을 놓아야 하는데, 요즘은 그런 경우가 드물다. 대학, 취업, 결혼, 나중엔 손주 문제까지, 엄마가 할 일은 도무지 끝이 안 보인다. 그런 자녀 뒷바라지로 남편 역시 직장을 놓지 못하니, 내조도 계속된다. 이미 다 소진한 상태인데, 가정에서 요구되는 엄마의 역할을 해내느라 끝내 번아웃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다 자녀가 반항을 한다거나 이성을 만나는 등 자신에게 소원해지면 우울 증세까지 더해져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주부들의 경우 ‘주말’이나 ‘휴가’ 등의 개념이 모호해 온전한 쉼을 갖기 힘들다. 인위적으로라도 휴가를 정해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를 만들어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과 날을 마련하면 좋다. 그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한 시간만큼 그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즐기고 자신의 행복을 우선으로 다채로운 일상을 꾸려보자. ‘[Tip] 오감을 확장해 불씨를 살려라 번아웃은 어떤 일에 과하게 몰두할 때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생각이나 행동이 협소해진다. 한 가지 일에 너무 깊게 파고들었다면, 심신을 잠시 흔들어 깨울 필요가 있다. 스트레칭을 하더라도 사무실보다는 바깥으로 나가 시야를 확장한다. 잠시 쉰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청각을 열어주는 것도 좋다. 특히 미각 확장이 중요하다.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이나 알코올 등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 이는 결국 건강 문제 등 악순환을 초래한다. 평소 자연식, 건강식 등을 즐기며 미각을 확장해두면 번아웃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 2020-10-09 08:00
-
- 예비신부와 혼주가 함께 관리받는다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례없는 공포에 휩싸여 지난봄 결혼식을 연기했던 예비부부들이 가을 결혼식을 목표로 웨딩홀, 드레스, 신혼여행, 피부관리샵 등 전반적인 웨딩준비에 조심스레 나서고 있다. 혼란스런 시국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웨딩 당일이 일생에서 가장 예뻐야 하는 날이라 더욱 피부관리가 중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혼주들은 딸 아이의 혼사를 앞두고 결혼 사진 촬영에 신경이 쓰이고, 예식 때는 깨끗하고 화사한 피부와 젊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결혼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혼주. 실질적인 가족의 얼굴을 대표하므로 신부만큼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따가운 햇살로 인한 피부 노화, 코로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트러블,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피부 건조 등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피부는 자극을 받는다. 대부분 중년으로 접어든 혼주들은 갱년기로 인한 피부 처짐과 깊어가는 주름으로 무너진 라인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전문가의 손길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웨딩 케어는 신랑, 신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혼주들 또한 관리를 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녀뿐만 아니라 예비 시어머니도 함께 관리받을 수 있는 결이고은의 스페셜 웨딩관리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결이고은 에스테틱의 '스페셜 웨딩 관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손결이 닿는 완벽한 신부관리로 일생 최고의 날에 가장 아름다운 신부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결혼식 당일에는 본식 메이크업을 위해 화장이 잘 받는 촉촉한 피부와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한 군살 없는 몸매라인이 뒤따라줘야 한다. 팔뚝 살, 어깨선, 뒤태뿐만 아니라 작은 얼굴까지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몸매를 원한다. 결이고은에서는 화장품을 도포 후 피부를 통해 림프를 관리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돕는 프리미엄 영양공급 관리로 허벅지, 종아리부터 시작해서 팔, 상체, 얼굴 등의 순서로 케어를 진행하여 전신관리를 진행한다. 얼굴선뿐만 아니라 맑은 피부 그리고 균형 잡힌 체형까지. 피부결을 세심하게 만지고 관찰하여 고객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아주며, 여기에 더해 부모님인 혼주들도 함께 관리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있다. 결이고은 에스테틱의 박미화 대표는 “웨딩준비는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보다는 조금 여유를 갖고 준비를 해야 하며 최소 3개월 전에는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특히 부모님들은 깊어지는 주름으로 인한 노화의 흔적을 케어할 수 있는 ‘리프팅’이 중요하므로 피부의 겉과 속을 두 번 리프팅하여 수분을 채워주는 타이트닝 관리법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노화가 진행될수록 피부 감촉이 푸석푸석해지고 안색도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피부 노화를 최대한 늦추는 데 중점을 두고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고 힘을 길러줘야 한다. '결이고은 에스테틱'은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들이 고객들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고자 설립한 브랜드로 전신관리, 얼굴관리, 예비 신혼부부 웨딩관리, 산모 산후관리 등 생애 주기 이슈에 적합한 토탈 케어 관리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스킨케어 솔루션을 론칭하며 더욱 세분화된 피부관리를 가능케 하여 구체적인 피부 고민을 종합적으로 해소할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각각의 체형과 상황에 맞는 1:1 맞춤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으며 모든 관리는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수기관리로 이루어진다. 림프와 순환선을 잘 풀어주면서 단순하게 얼굴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체의 전반적인 관리로 섬세한 솜씨를 구사한다. 한편 결이고은 에스테틱은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공식 제작지원을 했으며 뮤지컬 배우 전수경과 배우 신소율, 손지현 그리고 탤런트 양정원 등 다수의 연예인이 관리 받는 곳으로 유명하다. 결이고은 에스테틱은 지난 8월 20호점인 광주 수완점을 오픈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 2020-08-25 11:04
-
- 노년기 골다공증, 갱년기부터 관리해야
- 노년기로 접어들 때 사람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와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갱년기를 겪는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가 오면 뼈와 연골의 방패 역할을 해주던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감하면서 완경 이후 10년간 전체 골량의 50%가 소실된다. 골밀도가 낮아지면 골다공증이 나타나는데, 실제로 여성의 경우 50대부터 골다공증 환자 수가 급증한다. 골다공증은 검사를 하기 전까지 상태를 알 수 없으며, 어느 날 갑자기 뼈가 부러지는 골절로 위험신호가 나타날 수 있어 갱년기부터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약물치료 우선, 부작용 발생 시 주사치료 골다공증은 특정 부위가 아닌 뼈 전반이 약해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이 아닌 약물치료와 주사치료가 진행된다. 약물치료는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골흡수 억제제가 처방되며, 먼저 저용량으로 주 1회 복용해보고 부작용이 없다면 고용량으로 월 1회 복용하는 주기로 전환한다. 두 방법 모두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복용량은 같다. 골다공증 처방 약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여유를 두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약 복용 뒤 일부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는 등 역류성 식도염,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어 물을 많이 마셔주고 복용 후 30분 동안에는 눕지 말아야 한다. 마그네슘이나 철분제와 같이 먹으면 서로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 후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복용할 것을 권한다. 약을 복용했을 때 부작용이 있는 사람은 주사 치료를 선택하면 된다. 1년에 한 번 맞으면 되는 주사도 있고, 본인이 매일 주사를 놓아 골밀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당뇨 환자가 인슐린을 맞듯이 배를 서른 부위로 나눠 환자 본인이 매일 복부에 뼈 형성 약제 주사를 놓는 방법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연결 부분 사이사이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작은 충격에도 뼈의 연결이 어긋나는 골절이 생기는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골다공증이 심한 고령의 경우 약을 복용해도 골절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뼈를 형성하는 주사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기적 검진 필수, 중력 느끼는 운동해야 골다공증은 특별한 사전 증상이 없고, 골절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골밀도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기 때문에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밀도가 10%만 높아져도 골다공증 발병을 13년 늦출 수 있으니 평소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뼈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칼슘, 비타민D가 부족하면 혈청의 칼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부갑상선호르몬의 농도가 증가해 골소실 및 골절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비타민D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생성되거나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으며, 꾸준한 운동은 골밀도 증가에 도움이 되고 근력 강화, 균형감각 증진으로 낙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땅을 디뎌 중력을 느끼는 운동, 고령 환자는 평지 걷기를 추천한다.
- 2020-07-15 08:58
-
- [카드뉴스] 무더위에 쉬어가며 읽을 만한 신간
- # 친구에게 (이해인 저 · 샘터사) 이해인 수녀가 친구들에게 바치는 수많은 사랑의 헌사를 모아 어른을 위한 그림책으로 역었다. 친구의 의미, 이상적인 우정의 모습, 우정을 가꾸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 등을 사색하게 한다. # 데이터 프라이버시 (니혼게이자이신문 데이터경제취재반 · 머스트리드북) 넘쳐나는 데이터가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디지털 자산 권리 보호와 데이터 윤리에 관해 성찰하게 한다. 글로벌 사례 등을 통해 데이터 경제의 최신 동향을 짚어준다. # 나무 이야기 (케빈 홉스 외 공저 · 한즈미디어) 원예전문가가 소개하는 인류의 삶을 바꾼 100가지 나무 이야기. 지구의 역사와 함께한 나무부터 현재 우리 주변에서 자생하는 나무들까지, 아름다운 세밀화와 더불어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 #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 (라이언 패트릭 핸리 저 · 위즈덤하우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 경쟁사회를 사는 이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애덤 스미스의 인생철학을 담은 ‘도적감정론’ 속 키워드를 통해 좋은 삶과 행복의 원리를 찾아간다. # 허영만의 주식 타짜 (허영만 저 · 가디언) 허영만 화백인 직접 만난 주식 고수 7명의 수십 년 투자 노하우를 집약해 재미있는 만화로 쉽게 풀어냈다. 누구든 주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확실하고 안정적인 성공 방법을 제시한다. # 그렇게 중년이 된다 (무레 요코 저 · 탐나는책) 저마다의 방법으로 중년과 갱년기를 맞이한 여성들의 에세이 25편을 모았다. 피할 수 없는 중년의 징후들을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게 블랙코미디처럼 그리며 잔잔한 웃음과 위로를 건넨다. # 휴머니멀 (김현기 저 · 포르체) ‘휴머니멀’은 ‘휴먼’과 ‘애니멀’의 합성어로, 공존과 멸종의 기로에서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삶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인간이 동물, 생명,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심해볼 기회다.
- 2020-07-03 08:00
-
- “버티고 여미다 마침내 우리 옷 문화를 꽃피우다”
-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입성, ‘사랑의 불시착’ 등 드라마의 세계적 성공과 K방역 선전 등이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것,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요즘이다. 생활한복의 대명사인 ‘돌실나이’ 김남희(53) 대표는 시원시원하고 호탕한 모습으로 기자를 마주하며 최근 우리 문화에 대한 해외의 호의적 반응에 발맞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문화를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뛰어들어 27년을 버틴, 그리고 마침내 온몸으로 피워낸 돌실나이와 김 대표의 역사와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활한복의 대명사인 돌실나이의 인사동점 매장에서 김남희 대표와 인터뷰를 하기 전, 그녀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느낌을 전하자 김 대표가 웃으며 “대표라는 생각 별로 안 하고 살아요”라고 말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돌실나이의 역사와 함께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팀장들은 모두 근속 연수가 20년을 넘었고, 30여 개 매장 직원들도 10년 이상 일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혼자 했겠어요. 이 황무지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소박한 문화를 일구자 김 대표가 황무지라고 표현한 것처럼, 돌실나이는 ‘강한 자가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자가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회사다. 그 시작은 오래전, 김 대표의 대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복이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이어야지 화려하고 아름다운 예식용으로만 정착되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저는 의상학과 전공을 살려서 우리 옷 일꾼으로 나라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김 대표는 의상학과를 다니며 ‘우리입거리연구회’를 만들었다. 한복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규합총서’ 같은 고서를 뒤지며 원료 염색하는 법을 익히고 실제로 만들었다. 그 일을 다섯 명이 시작했는데 끝까지 남아준 사람이 정경아 씨였다. “그래서 경아와 돌실나이를 만들어 3년을 같이했죠. 회사 이름은, 함께 한 마을에 간 게 계기가 돼서 지었어요. 전남 곡성에 있는 석곡마을인데, 거기서 나는 삼베 이름이 돌실나이였죠. 다 사라져가는 문화가 그 마을에 남아서 이어지고 있었어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저런 일을 하자고 마음먹게 되었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소박한 문화를 이끌어가는 일 말이죠.” 이상은 높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끝까지 뜻이 맞은 두 사람이 시작한 돌실나이였지만 예상대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환경오염을 하지 않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소색 의류를 만들자고 했어요. 소색은 염색하지 않은 흰색과는 다른 본디의 색을 이르는 말이에요. 예를 들어 광목색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한 시즌 제품을 만들고 나니 이걸로 먹고살 순 없겠다고 판단하게 됐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염색을 조금만 하자.(웃음) 환경을 오염하지 않는 자연 염색이나 소소한 파스텔 계통의 연한 색을 쓰자고 했죠. 그렇게 점점 먹고살려다 보니 강한 색을 쓰게 되고 화학섬유도 쓰게 되고 변질되어 갔어요.(웃음) 월세도 내야 하고 직원도 생기고 물건도 만들어야 하고 재고회전율, 영업이익율도 신경 써야 했으니까요.” 이상은 높았지만 현실은 거칠었다. 김 대표의 ‘타협’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극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IMF 금융위기가 도움의 손길이 되었다. “사실 생활한복은 IMF 덕분에 큰 종목이에요. 1996년 12월에 우리 옷 입기 발족식을 문체부에서 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한복 입고 출근하는 걸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자는 거였죠. 그런데 특별한 행사 또는 결혼식할 때 입어보는 한복을 매번 입기는 불편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공무원 사회도 생활한복에 눈을 돌리게 됐죠. 그리고 1997년 IMF가 터지면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야’라는 인식과 함께 한복 붐이 일었어요. 매일 대리점 내달라는 전화가 올 정도였죠. 생활한복 브랜드가 눈만 뜨면 생겼는데 그해 2000개 가까운 브랜드가 생겼어요.” 포기하고 싶었던 숱한 시간 이겨내다 생활한복 업체들이 갑자기 난립하면서 민감한 사안이 생겼다. 바로 카피 문제였다. “저희는 연구개발 비용을 많이 쓰면서 공을 들여 한복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다른 데서 저희 걸 베낀 제품을 팔더군요. 그런데 유행이라는 게 폭풍처럼 왔다가 거품처럼 꺼지잖아요? 3년 차 되니까 그 사람들은 돈 챙겨서 떠나더라고요.” 한탕주의가 망친 시장은 냉정하고 무서웠다. 상당수의 저품질 생활한복이 소비자에게 큰 실망감을 남겼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복의 생활화라는 순수한 뜻을 갖고 시작한 다른 문화 단체들이 하나씩 파산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재고를 사주고 하면서 돌실나이도 역경에 처했다. “제일 무서운 것은 소비자들의 인식에 ‘생활한복은 천박한 것이야’라는 생각이 박힌 거였어요. 한철 장사를 한 사람들이 팔다 남긴 재고들이 한 2~3년 시장에 계속 돌더라고요. 볼 때마다 창피했어요.” 김 대표는 생활한복이 싸구려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활한복의 고급화를 위해 ‘아회’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해외 패션쇼와 박람회 활동을 추진했다. 론칭할 때는 꽤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아회 한복을 입고 상견례하는 게 유행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4년가량 추진한 아회는 결국 정리했다.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맞았어요. 고가 의류는 성공하는 비법이 있더라고요. 비싼 옷을 소비하는 이들의 마인드와 문화에 대한 어울림이 있어야 했는데, 제가 못 어울리겠는 거예요. 결국 내 정서에 맞는 일을 해야지 싶어서 담백한 생활한복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며 돌실나이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죠.”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 그 시점에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사업이 갑자기 커졌다가 줄어들면서 감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람을 뽑는 일보다 줄이는 일이 열 배 더 힘들어요. 퇴사 예정자 중에 출근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고요. 30대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죠. 한때는 화보 촬영할 돈이 없어서 마네킹에 옷을 입히고 인화해서 매장에 붙이고… 별짓 다 했죠.(웃음)” 지금이야 겨우 웃으며 할 수 있는 얘기이지만 김 대표의 심신에 깊이 새겨진 씁쓸한 흔적들이다. 그 때문일까. 그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아파서 꼭 해야 할 일 외엔 못했다고 한다. 갱년기 같은 증상들을 겪었다. 수면장애 때문에 항상 졸렸고 저체온증에 시달렸으며 악몽도 꿨다. 생활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동시에 팀장급 직원들이 개인 사정들이 생겨 휴직에 들어가면서 회사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래도 작년부터 하는 일이 원활해졌어요. 내가 덜 아프게 됐고 휴직 들어갔던 책임자급 직원들이 다 돌아왔어요. 자리가 하나하나 채워지고 연말연초 계획도 끝내고 나니 일주일에 두 번 점심시간 운동도 가능해졌어요. ‘아, 나 이제 이렇게 살 수 있나봐’ 했는데 딱 2주밖에 못했어요. 코로나 터지면서 도루묵.(웃음) 내 인생에 뭘 노냐, 그냥 일해야지.(웃음)” 왜 이렇게 미련한지 자신도 이해 못해 들으면 들을수록 김 대표와 돌실나이의 역사는 거친 현실에서 계속 깨지면서 앞으로 전진한 역사처럼 보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활한복 브랜드이지만 이렇게 상처가 가득 새겨져 있음을 아는 이 누가 있을까. “주어진 내 밥그릇이란 없는 듯해요. ‘너희는 자리 잡았잖아’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회사가 부동산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번 건 다 연구개발에 투자하거나 회사에 있고. 저는 통장관리도 해본 적 없어요. 재무관리실에서 다 하고 월급만 받아요. ‘시즌 기획을 잘못했다, 고객들에게 외면받았다’ 하는 일이 두세 번만 일어나도 회사가 휘청이기에 실상 굉장히 피가 말라요. 하루하루 생존하기 위해서.” 한 번 잘하기도 어려운데 계속 잘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어제까지 잘했어도 한 번 실수하면 소비자는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업은 그렇게 냉정한 자본주의의 현실을 극복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죠.(웃음) 그래도 그냥 가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첫사랑과 결혼했고, ‘이렇게 살아야겠다’ 생각한 삶을 지금까지 살고 있고, 초등학교 때 친구들도 아직 만나고 있는 걸 보면 한 번 관계를 맺으면 끝까지 가는 사람인가봐요. 돌실나이도 그래요. ‘계속 가보자, 잘하든 못하든 그 자리에 있자’ 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왜 이런 미련한 생각을 하며 사는지 저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가요. 그런 DNA가 있나보죠.” 한 해에 600~700개 새로운 아이템 제작 김 대표에게 의상학과는 재수하기 싫어서 점수에 맞춰 들어간 학과였다. 그런 그녀가 27년 동안 계속 한복만 만들게 된 것은 이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제가 돈으로는 안 움직이거든요. ‘그럼 내가 사는 힘이 뭘까?’ 생각해보니 스스로 정한 사명감일 듯해요. 나를 그 안에 가둬놓고 살고 있었다는 걸 중년이 돼서 깨달았죠. 한심하고 답답한 부분도 있긴 한데, 그 묵직한 무게감으로 여기까지 온 거죠. 무언가를 만지고 그리는 창의적인 일이 제 적성에 맞아요. 계속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버릇과 완벽주의가 옷 만드는 일에 적용이 돼서 오늘의 돌실나이가 있게 된 셈이죠.” 그녀의 말처럼 돌실나이의 옷 디자인은 매번 바뀐다. 철저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다. 김 대표는 차라리 새로운 걸 하는 게 낫다고 웃으며 말했다. “25년간 둥근 깃을 변형하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세요? 조금 다르면 ‘똑같다’고 하고, 많이 다르게 하면 ‘어색하다’고 하는 그 사이에서요.(웃음) 대신 똑같은 옷은 안 만들기에 회전속도가 빨라요. 2016년에는 1년에 1000여 개의 새 아이템을 만들었고 지금은 좀 줄어서 600~700개의 아이템을 제작하고 있어요. 계속 신상품을 내놓고 회전율과 품종 관리도 철저히 합니다. 물론 100% 자체 개발이고요. 외부 사람이 보면 ‘이 정도 매출이 나오는 회사가 개발비를 이렇게나 써?’ 하며 놀라요.” 떳떳하고 당당하게 우리 문화 만들어가겠다 마침 정부가 우리의 한복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나섰다. 지난해부터 문체부와 교육부, 한복센터는 협업 아래 한복 교복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맞춤형 한복을 학생들에게 교복으로 보급하는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돌실나이는 2019년 한복의 전통과 멋을 살리면서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도록 실용화한 교복을 디자인해 ‘한복 교복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총 30여 가지의, 학생들이 스타일링하기 좋은 디자인으로 개발된 교복은 한복 특유의 곡선미와 세련된 색감은 물론 활동성까지 최대한 살렸다. 올해부터 20여 곳의 전국 학교 학생들이 돌실나이가 제작한 교복을 입게 된다. 김 대표는 최근 한복업계가 침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복이라는 장르를 유행 이상의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요즘 고민이다. “우리의 자존심으로 당당하게 한복을 지켜내고 싶어요. 그러려면 매출도 키우고 해외에도 눈을 돌려 한류문화에서 한복이 뒤처지지 않게끔 해야겠죠.” 돌실나이는 다양한 문화운동도 기획하고 있다. 인사동점 3층에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강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시험 삼아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그녀는 돌실나이가 소비자들과 함께하는 문화운동을 하면서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구차하게 살지 않을래요. 자존심도 끝까지 지킬 거고요. 그리고 ‘버젓한 한복 브랜드가 일반 의류 브랜드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으니 젊은이들이여, 한복에 뜻을 가지고 오라, 도전하라’고 말할 수 있는 롤 모델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의 한복을 자랑스럽고 번듯한 브랜드로 꼭 키우고 말겠다는 그녀의 말에서 자기중심을 잃지 않는 내밀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냉철해 보이지만 따뜻한 뚝심으로 걸어가는 김남희 대표. 그녀의 손끝에서 우아함과 실용성이 함께 닿게 될 우리 옷 문화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 2020-07-03 08:00
-
- 어질어질하면 의심되는 ‘이석증’
- 갑자기 어지럼증이 몰려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빙빙 도는 듯해 제대로 서 있기도 어렵다. 바로 자리에 눕는다. 시간이 지나 조금 나아진 듯하더니 다음 날은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 혼자 자리에서 일어서고 걷기가 힘들어 부축을 받아야 할 지경이고,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 증세까지 있다. 집 앞에 있는 이비인후과로 갔다. 의사는 약 처방으로 해결할 상황이 아니라며 검사를 권했다. 청력검사를 받은 후, 고무로 만들어진 대형 물안경 같은 것을 눈에 쓰고 눈동자를 좌우로 돌리면서 10분 정도 검사를 받았다. 잠시 후 이석증이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의사는 “귀의 가장 안쪽 내이의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 빠지면서 뇌에 영향을 줘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 오른쪽 귀에서 이석이 발견됐다”면서 “병명을 이석(耳石), 즉 귀에 있는 돌이라고 편의상 쉽게 표현하지만 크기는 먼지처럼 작아서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년부터 1년에 한두 번씩 특별한 이유 없이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픈 증세가 있었다. 2년 전에는 뇌 MRI 검사까지 받았지만 전혀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제야 그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그런데 의사는 이석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주위 사람들은 의사보다 더 다양한 분석과 처방을 내놨다. 언제나 등장하는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가 첫 번째였다. 어떤 이는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남성보다 폐경기 여성이 훨씬 더 많이 걸린다면서 노화가 시작되는 갱년기의 신호라고 염장을 질렀다. 이석정복술이라는 수술을 권하는 지인도 있었다. 그런데 이석정복술은 수술이 아니고 물리치료법이다. 인터넷 검색의 오류다. 의사는 혈전 생성 억제 작용과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있는 타나민정, 구토 억제와 어지러움 경감 효과가 있는 보나일에이정, 불안·우울·긴장·수면장애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알프람정, 소화관 운동을 촉진해 오심·구토·가슴 쓰림 증의 증상을 치료하는 가모스틴정 등 총 4종류의 약을 처방했다. 치료약은 아니고 어지러울 때 효과가 있는 약이라 했다. 병원에서 해주는 치료 방법 중 하나는 부유물을 원위치로 되돌리는 물리치료다. 머리를 오른쪽, 왼쪽으로 갑자기 휙휙 돌리고 몇십 초에서 몇 분씩 머무르는 것이다. 대략 10분 정도면 끝난다. 물리치료를 이틀에 한 번씩 3회 받고 증세가 좋아졌다. 이석증은 100% 완치가 안 된다고 한다. 다른 질병처럼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고개를 갑자기 돌리거나, 요가 자세의 거꾸로 물구나무서기 등 무리한 동작과 과격한 행동은 금물이란다. 더 이상의 주의사항은 없다. 처음 병원에 갈 때보다 강도는 아주 약해졌지만, 이석증 진단 이후 예전보다 더 자주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개운하지 않고 두통도 있다. 알프람정 때문인지 약을 먹으면 졸음이 쏟아져 또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이석증 중에서도 벽에 붙어 있는 형태가 아니라 물에 떠다니는 것처럼 잘 움직여서 금방 좋아지지 않는 경우”라고 한다.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해 물리치료를 하는 이석치환술을 하면 대부분 효과가 있는데, 물리치료를 해도 치료가 잘 되지 않고 남아 있는 케이스라며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알려줬다. ‘브란트 다로프 운동법’(Brandt Daroff exercise) 순서는 이렇다. 1. 침대 끝에 걸터앉아 정면을 바라본다. 2. 오른쪽으로 눕는다. 3. 머리를 반대쪽(45° 왼쪽)으로 돌려 30초간 유지한다. 4. 바로 앉아 처음 자세를 30초간 유지한다. 5. 왼쪽으로 눕는다. 6. 머리를 반대쪽(45° 오른쪽)으로 돌려 30초간 유지한다. 7. 원래 자세로 돌아와 30초간 유지한다. 실제로 해보면 어지러워서 다들 싫어하지만, 1세트에 2분간 10회씩 아침, 점심, 저녁에 반복하라고 한다. 이석을 제자리에 넣는 이석치환술이 아니라, 돌이 어느 쪽에 있든 상관없이 습관화하는 운동으로 어지러움과 친구가 되는 과정이다. 나와 비슷한 증세로 여러 가지 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원인을 모르는 지인이 있다. 그에 비하면 원인을 한 번 검사로 알게 됐으니 불안감은 덜하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어떤 질병으로 고통받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동안 건강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아 반성도 하게 된다.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태도에 문제가 없었는지,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인지,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 2020-05-27 09:43
-
- '부부의 날' 오팔세대가 알아두면 좋은 건강정보
- 오늘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 간의 관계를 되새기고 화합을 독려하는 취지에서 국가가 공인한 법정기념일이다. 부부의 날이 5월 21일인 이유는 ‘둘(2)이 결혼해 하나(1)의 부부로 성장한다’는 의미다. 최근 각종 사회·경제문제들로 인한 가정 해체가 늘면서 배우자의 역할이 점점 중요시 되고 있다. 실제 고령화 사회의 주축인 ‘오팔(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 부부들이 겪는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지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는 3만8400여건으로 전체 이혼의 34.7%를 차지했다. JTBC '부부의 세계' 등 부부 갈등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 역시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로를 이해하고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부가 정신·신체적으로 편안해야 한다. 중년 부부들이 알아두면 좋은 건강 정보들을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 은퇴 남성, 우울증 걸릴 확률 2배↑, 집안일 실천 등 생활패턴 유지 필요 이 시기 남성들은 평생 일하던 직장에서 은퇴해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 은퇴 남성들의 경우 신체적 건강보다는 정신적 건강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남성들은 은퇴 직후 여성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활동량과 함께 대인관계 형성이 줄어들면서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우울증은 정신적인 압박과 함께 불면증, 몸살, 식욕저하 등 신체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또한 인지기능의 지속적인 저하는 인지장애 및 치매를 야기하는 직접적 원인이 되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은 “많은 중년 남성이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데, 가족들과의 다정한 교류는 우울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아내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등 평소 생활패턴을 직장 생활 시기와 비슷하게 맞춰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주변인들과의 유대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갱년기 여성들에 다발하는 ‘골다공증’, 운동·식단 관리가 효과적 이 시기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호르몬 분비가 급격하게 변화해 신체적인 이상 증후를 겪게 된다. 감정적 기복은 물론 골밀도가 약해지고 척추·관절의 퇴행이 점차 가속화 된다. 이는 50대 이후부터 여성들이 남성보다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을 더욱 많이 겪는 이유다. 특히 남녀 간 큰 차이를 보이는 질환이 바로 골다공증이다. 지난해 국내 골다공증 환자 총 107만9548명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94%에 달한다. 골다공증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 부상을 입기 쉽고 약해진 척추가 뒤쪽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을 유발해 키가 작아지는 등 삶의 만족도를 크게 떨어트린다. 골다공증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에 중년 이후 여성이라면 질환이 진행되기 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한방에서는 골다공증 완화를 위해 한약처방, 침 치료 등 건강 상태 전반을 개선하는 치료를 실시한다. 허약해진 오장육부의 기능 강화와 함께 뼈의 생성에 관여하는 조골세포 향상을 돕는 한약을 복용하고 침 치료를 통해 기혈 순환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또한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뼈에 적절한 부담을 주는 운동은 뼈의 강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이 심하지 않다면 스쿼트와 같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추천하며 골다공증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걷기, 조깅 등이 권장된다. 또한 식사는 비타민D와 칼슘 함량이 높은 식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고 음주와 금연은 골밀도를 낮추는 주범이므로 삼간다. ◇ 함께 있는 시간 늘어난 ‘오팔세대’ 건강한 부부관계 유지하고 관심으로 배려해야 은퇴 이후 오팔세대 부부들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변화된 생활이 익숙치 않은데다 집에 오래 머물며 생기는 사소한 문제가 증폭돼 쉽게 갈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 증가도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화목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는 상호 간의 배려와 관심이 우선시 된다.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배우자의 심리·신체적 변화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증상 완화 및 치료에 큰 장점이 된다. 이는 배우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일석이조다. 이외에도 부부관계를 돈독히 하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으로 성생활을 꼽을 수 있다. 성관계는 신체의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고 심혈관 운동을 촉진시켜 신진대사를 원활히 돕는다. 여성의 경우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피부 탄력을 높일 수 있으며,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촉진돼 뼈와 근육 발달에 긍정적이다. 함께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도 권장된다. 특히 아침에 하는 스트레칭은 밤 사이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고 운동효과도 있어 군살을 빼는데 효과적이다.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는 ‘고양이 스트레칭’이 있다. 우선 두 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 자세를 취한다. 숨을 마시면서 머리를 들고 허리는 바닥으로 내린다. 숨을 내쉴 때는 등을 들어 둥글게 말아준다. 이 동작을 천천히 10회 반복한다. 스트레칭은 정확한 자세 유지가 중요한 만큼 서로 자세를 확인해준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배우자야 말로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건강 문제들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기념일을 맞아 그 날만 챙겨 주는 것보다는 평소 서로 건강을 챙기는 습관과 정서적으로 지지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2020-05-21 09:24
-
- 환절기 면역력, 태반제제 의약품으로 챙기세요
-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환절기 면역력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면역력 향상에 좋은 비타민C부터 유산균,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과 함께 태반제제의 의약품이 주목 받고 있다. 태반은 이미 수천년 전부터 한의학에서 ‘자하거’(紫河車)라고 불리며 여러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널리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옛 의서에서 자하거는 무독하고 성질이 따뜻해 기운을 돋우고, 피를 보양하고, 정(精)을 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동의보감’에서도 “기운과 영양이 부족해 몹시 야윈 것과, 허약하고 과로로 몸이 상한 것, 기미가 돋고 피부가 검게 되는 것을 치료한다“고 언급돼 있다. 이런 자하거의 장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항병(抗病) 능력을 키워주는 ‘항상성(homeostasis) 유지 작용’이다. 자하거는 내분비 조절작용, 자율신경 조절작용, 면역 조절작용을 가지고 있어 내분비계, 자율신경계, 면역계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시키고 있다. 둘째로는 질병과 노화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활성산소 제거작용’이다. 자하거는 항산화 비타민, 항산화 미네랄, 항산화 물질 등이 많이 함유돼 활성산소로부터 인체를 방어한다. 마지막 셋째로는 세포분열을 촉진시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병들거나 노화된 세포가 건강한 세포로 변하게 하는 ‘성장인자(growth factor) 작용’을 들 수 있다. 이렇듯 다방면으로 높은 효능을 가진 자하거는 알레르기성 질환(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위장기능, 만성피로증후군, 남녀의 갱년기장애, 고혈압 등의 순환기질환과 통증질환(오십견, 요통), 피부나 모발(탈모) 등의 다양한 적응증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 환자와 병증에 따라 반응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된 적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자하거의 큰 장점이다. 대표적인 태반제제의 의약품 중 하나인 경남제약의 '자하생력'은 과학적 기술 공정의 도입을 통해 자하거(인태반) 원료의 과학화 및 규격화를 실현한 자하거엑스를 주성분으로 사용했다. 비타민 B군, 무수카페인 등 원재료의 효능을 조화시켜 피로 회복, 만성스트레스 개선, 체력 및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는 제품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자하생력은 원료 태반의 선별, 운반, 처리, 가공을 과학적으로 진행하고 원료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현재 신약 원료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MF를 승인 받아 안정성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소포장에서 대포장까지 다양한 규격의 선택이 가능하고 금박포장으로 패키지를 고급화해 선물용으로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 2020-04-02 10:30
-
- 시인의 공원 옆 행복한 우동가게의 그녀
- 우동집 앞에는 공원이 있었다. 11월의 찬바람에 느티나무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벗어던져야 할 지난날의 안락했던 생활의 옷처럼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공원 안에는 낡은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었고,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 위에 소주병이 몇 개 던져져 있었다. 낭만을 말하기에는 현실감의 무게가 너무 큰 풍경이었다. 누군가 먹고 버린 소주병이 낙엽 위에서 뒹굴었다. ‘공원이 있어서 다행이야. 이제 이 공원의 느티나무와 사귀어 친구가 되어야지. 내가 가는 곳마다 다행히도 나무들이 늘 있었어.’ - '행복한 우동가게' 중에서. 비로소 평범함이 좋다 소설 '행복한 우동가게'의 강순희 작가는 전남 강진에서 평범하고 행복한 유년기를 보내며 성장했다. 문학소녀였던 작가가 결혼과 함께 충주 땅에 살면서 안정적이고 평온한 일상은 여전히 이어졌다. 그리고 어느 날 오지게 고단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평범치 않은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중학교 때 가출도 해봤어요. 별다른 이유는 아니고 늘 살던 곳이 지루했고, 엄마랑 아버지랑 늘 같이 사는 평범함이 싫었어요. 그러나 보름 만에 돌아왔죠. 쬐끄만한 아이의 머릿속에 평범함이 싫다 해서 달라지는 건 불편함인걸 알았나 봐요. 하하... 이젠 미래에 대한 반전을 기대할 생각도 없고. 비로소 지금의 평범함이 너무 좋아요. 내 인생에 더 이상의 반전이 없길 바라요." 느닷없는 파도에 실리다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애환이 서린 IMF는 강순희 작가의 일상에도 태풍처럼 덮쳐왔다. 그리하여 세상 어려움 모르고 살던 그녀는 어느 날 밀가루 풀풀 날리는 주방에서 더딘 손으로 반죽을 하고 우동을 끓여내기 시작했다. "느닷없는 우여곡절로 마주한 세상은 녹록지 않았죠. 남들이 보기에 열심히 살아온 것 같지만 그러나 지금까지 내 힘으로 산 게 아니고 보이지 않는 힘이 날 이끌고 온 겁니다. 우동 먹으러 오는 분들, 그리고 글 쓰는 이들의 모임이나 성당의 신부님 말씀을 비롯해서 늘 좋은 말들을 많이 들어요. 듣는 것만이 내 할 일이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나 보고도 말을 좀 해보라고 해요. 뭐 근사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딱히 할 말이 없어요. 다만 '사는 게 내 힘대로 안되더라, 다만 남아있는 내 인생도 평범하게 살 수 있다면 최고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런 말만 하고 돌아왔어요." 해탈한 듯 편안하게 소리 내어 웃는다. 강순희 작가는 소설가의 꿈을 키우던 시절을 보내고 1996년 평화신문 평화문학상과 1997년 문예사조 '이발사는 가위로 가지치기를 한다'로 등단했다. 그 후 소설 '백합 편지' 등 차분히 창작활동을 하던 중 예기치 않은 삶의 풍파에 떠밀려 시작한 우동가게가 또 다른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어느 날인가부터 내 삶이 지극히 소설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다양한 말들을 남기고 간 사람들의 하나하나의 삶 또한 소설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안 쓰곤 못 배기는 이상한 우동가게 아줌마는 어느 날인가부터 우동을 끓이다 조금만 짬이 나면 글을 쓰게 되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우동소설을 쓰다 "이전에는 소설을 썼죠. 문학 소설을 썼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나만의 글을 써요. 문학 장르의 틀에 맞는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나만의 우동소설을 씁니다. 정석이나 기본을 배제하지는 않으니 반란은 아니겠죠. 한때 난(蘭)을 그렸어요. 선생님께서 '난이라는 식물의 기본이나 속성을 알고 쳐야지 난이 나오지' 말하셨어요. 그렇게 우동소설을 쓰고 있어요." 문학과 생활의 구분이 없는 나날 속에서 틈틈이 적어둔 우동 가게의 단상이 '행복한 우동가게' 라는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우동가락을 뽑아내며 함께 부대끼고 삶의 애환을 나누던 주방 여인들의 고된 삶의 체취를 순한 눈으로 풀어놓은 두 번째 이야기, 이어서 우동 가게에서 내다보이는 작은 공원의 느티나무와 소통하며 나눈 위안의 시간을 글로 빚은 세 번째 이야기, 이른바 그녀의 우동소설이다. "우동소설이 언뜻 수필 같지만 소재와 주제가 거의 똑같아요. 조각보처럼 이것저것 옴니버스로 엮어서 책을 만든 것입니다. 이젠 기회가 되면 펴내려고 한 사람을 배경으로 써 놓은 또 다른 장편소설이 있어요. 우동을 끓이면서 소설 쓰는 일은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해서 어려움은 있어요. 제겐 책이 나오고 나면 이어질 책을 또 준비해 두어야 하는 숙제 의식 같은 게 있어요. 요즘도 원고 청탁이 오면 그제야 써보려고 머리를 짜내며 집중하려 하면 진전이 잘 안돼요. 시간에 쫓기며 책임을 완수하고 싶지 않아서 가능한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죠. 나만의 고질적인 준비성이나 책임감도 한 몫 한다고 할 수 있어요. 습작이 되고 말지도 모르겠지만 숙제를 잘하고 싶은 거죠." "그러나 써내고 나면 잊어버리려 합니다. 써낸 후엔 독자의 몫이니까요. 전에 책 나오고 출판기념 모임이 있었어요. 진짜 하고 싶지 않았어요. 자칫하면 내 자랑이 될 수 있고 책과 내 모습에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시간이니까요." 지금은 충주에서 활동하는 시인이나 여류 등단 작가들과 '문향회‘ 활동을 하며 소통을 한다. 연수동 우동가게 옆 느티나무가 만들어낸 시인의 공원에서 시 낭송회도 하고 문향회의 밤을 열기도 한다. 우동집을 향해 손을 내민 소박한 사람들의 악수 작가의 우동가게에 들어서면 놀라운 풍경에 멈칫하게 된다. 가게 내부의 모든 벽에는 덕지덕지 붙어있는 메모들로 도배되어 있다. 우동을 먹고 가는 사람들이 털어놓은 고단한 삶과 넋두리가 빼곡히 적혀있어서 다가가 읽는 맛이 특별하다. 무명 시인의 가슴 저미는 속 깊은 이야기, 아픔과 슬픔 가득한 몇 줄 글의 애잔함, 누군가의 사랑의 언어, 또는 반짝이는 축하의 말이나 행복한 재잘거림들이 줄줄이 겹쳐서 펄럭인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내 이웃들의 이야기다. "우동을 먹고 메모쪽지를 남기고 가면 한 장 한 장 찬찬히 읽어봐요. 사람에 대한 진정성을 봅니다. 이웃 사람이거나 또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나 글을 쓰는 사람 등 다 자기의 말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일필휘지 써낸 글에선 자칫 자신감만 엿보일 수도 있어요. 눈물로 쓴 듯 마음 저린 몇 줄도 있고요. 휘갈겨 썼거나 마음 담아 꼭꼭 눌러 쓴 것이나 그 분들이 한 장씩 써 놓고 간 것이 그 사람의 대표작이 될 수도 있기에 소중합니다. 내게 힘을 주는 이유죠. 우동, 사람, 느티나무, 강 작가의 행복의 쓰리콤보 그래서 책 속에는 시원한 우동국물을 우려내고 우동가락을 뽑아내던 사람들과 함께 나누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시간을 견디며 살았던 날에도 다녀가신 분들이 두고 간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속 깊이 그 진심을 담아 두었다. 마음이 심란할 땐 창밖으로 보이는 시인의 공원에 나가면 느티나무가 그녀의 말귀를 알아들었다. 이런 것들이 작가에겐 더없이 충분한 행복의 쓰리콤보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가 하고 있는 문학이나 그림이나 사진 등 예술은 어쩌면 사치일지 몰라요. 물론 그들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귀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지만요. 그렇지만 누군가를 위한 휴머니즘이라고 또는 약자를 위한 대변이라고 하면 자칫 오류가 될 듯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매체를 통해 굳이 표현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진정한 소설가고 멋진 사람이다 싶어요. 진실을 안고 가잖아요." 가게 안에 붙어있는 작가의 방을 슬쩍 들여다보았다. 나지막한 앉은뱅이 책상 위에 노트북이 열려있었고 몇 권의 책과 필기도구들이 편하게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두고 간 이야기들이 그녀의 소설 속으로 저장되고 있는 중일 게다. 다 받아들일 수 있는 품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어서 이전의 우동 가게에서 떨어져 뒷골목으로 옮겨왔어요. 서른아홉에 시작한 첫 가게에서 다시 고요하게 이 골목으로 스며든 게 나이 육십이었어요. 이곳도 생각만큼 고요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조용하게 이 상황을 즐기려 합니다." 어느덧 시니어로서 넓어진 품도 생겼고 여유로움도 생긴 표정이다. 그 얼굴에서 치열함이나 조바심이 엿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내민 우동소설에 저자 사인을 해주며 그녀는 주방을 향해 파전과 막걸리를 청한다. "내게 힘든 시간이 있었다고 하지만 신은 너무도 평등해요. 나도 편하게 누리며 잘 살던 시절이 있었죠.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태풍의 여파로 어쩔 수 없이 한동안 가족들이 해체되고 생계를 위해 우동 가게를 시작한 게 서른아홉 살 때였어요. 하루하루가 견딜 수 없는 시간이었죠. 그러나 젊었으니까 마흔 중반까지는 버틸만 했어요. 생계를 위해서 힘들게 일은 하지만 기운이 있고 젊고 이쁜 때였잖아요. 갱년기가 지나고 조금씩 아프기 시작하며 50이 넘으니까 여자라기보다는 비로소 사람으로 살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더라고요." 밤새 우려낸 깊은 우동국물의 담백함이 배인 그녀의 미소가 환하다. 이젠 그 품으로 예기치 않은 세월이 와락 다가온다 해도 두 팔 벌려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다. 세월이란 게 우리에게 그저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것만이 아니란 걸 강 작가는 말한다. "이제 60이 넘었어요. 쉰의 아홉수를 지나고 60 초반엔 나이가 나를 위축시키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나이 먹는 게 차츰 나쁘지만은 않아요. 내 나이 63세. 이젠 누군가 객기를 부리고 무슨 말을 해도 잘 받아들여요. 나랑 다르다고 불편해서 우물쭈물하지 않고 그렇구나 이해하고 빨리빨리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이제는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하하..." △갬성 충만, 주변에 가볼 만한 곳 -카페 식물원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초록의 푸릇푸릇함과 유니크한 의자와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한 옆의 라운지로 나가보자. 바람이 통하는 야외 공간의 자연 속에서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꽃을 피운 선인장과 높은 천정에 닿는 떡갈나무와 함께 편안함에 잠길 수 있는 힐링 포인트다. 커피, 녹차라떼 등의 다양한 음료가 있고 와플이 맛있는 충주의 감성 카페다. *주소:충주시 연수동 1154 -정봉기 아뜰리에 충주는 온천지역으로 알려진 수안보가 아주 가깝다. 충주 사람들은 수안보 온천물에 세수하러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충주에서 조금만 달리면 수안보에 조각가 정봉기 님의 작업실과 갤러리가 있다. 이탈리아 유학 후 수안보 숲 속에 자리 잡은 작가의 안목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입구의 마당에서부터 조소 작품이 가득하다. 뜰에서 바람 쐬며 구경하다가 카페에 들어가면 독특한 내부구조와 조각 작품들로 눈이 호강한다. 인체와 꽃을 오브제로 한 조소 작품들이 창을 통해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전시되어 있다. 2층 테라스 테이블에 앉으면 푸른 숲 속에 잠긴 채 계곡 물소리를 듣는 시간이 된다. *주소: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관동 길 74-1
- 2020-03-11 13:15
-
- '아침마당' 이은하, 7억 빚이 70억 된 사연 공개
- 올해 나이 60세로 데뷔 47주년을 맞은 가수 이은하가 방송을 통해 최근 소식을 알렸다. 1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 출연한 이은하는 아버지의 빚을 떠안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아버지가 당신 나름대로 사업을 하고, 온 식구가 다 살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싶으셨던 것 같다”며 “하지만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계약서도 잘 모르고 모든 담보를 책임지다 보니 빚이 내 앞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1997년도였는데 6억~7억 원 정도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이 사채 이자였다”며 “하루 이자를 안 주면 ‘방송국에 폭로한다’, ‘얼굴을 어떻게 한다’는 협박을 받았다. 이자만 10배 정도 됐고, 지금은 70억 원을 모두 갚았다”고 밝혔다. 이은하는 그동안 겪어온 쿠싱증후군 증세가 많이 호전된 소식도 알렸다. 쿠싱 증후군은 천식, 관절염, 낭창 등의 질환 치료를 위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경우 발병할 수 있다. 과거 쿠싱증후군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고 던 그는 “디스크 협착이 됐는데 수술을 안 하고 버텼고, 갱년기도 오고 호르몬 밸런스도 깨지면서 통증과 부작용 등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다 나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젠 살과의 전쟁이 남았다. 지금은 건강해져서 주변에서 살 빼는 방법을 많이 알려준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으로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쿠싱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세가 체중 증가다.
- 2020-02-18 09:47